ARTIST NOTE
 
기계화된 인간 (Mechanized human)

 
 

현대사회는 물질적으로는 더 풍요로워졌지만, 행복지수는 점점 낮아지고 자살률, 범죄율은 높아만 간다. 이 안에서 사람들은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듯 가상의 세계에 집착한다. 실재와 가상의 경계는 점점 무너지고, 그곳에서 실재는 완벽하게 사라진다. 그곳에서의 나는 또 다른 나이고, 원한다면 또 다른 나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최근 등장한 스마트 폰은 이러한 세태를 더욱 쉽고 빠르게 가속화 시킨다. 네트워크의 발달로 타자와의 관계도 변해 간다. 트위터, 페이스북등의 소셜 네트워크 프로그램은 마치 그곳에서의 친분이 실제관계 인양 착각하게 한다. 다른 이들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을 마치 관음증 환자처럼 매일 확인한다. 인간은 점점 그 세계에 고립된다. 인간이 좀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만든 것들에 의해 오히려 속박당하고 지배당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우리가 실재라 착각하는 허상들을 한 번쯤 부정해 보자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기계화된 인간은 빠르게 변해가는 미래사회에 지쳐가는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고 머리카락으로 표현된 전화선은 복잡하게 얽힌 네트워크를 표현하였다. 유머러스한 표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의문을 가지도록 자극하는 장치이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은 재미있지만, 왠지 자신의 것이 아닌 듯 억지스럽다. 존재의 상실감과 정체성의 혼돈에서 오는 충격. 꾸며진 자신의 뒤에 감춰진 인간의 욕망, 두려움, 고독, 허탈감, 그것은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인간의 이중성을 나타낸다.
누군가 제지할 틈도 없이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화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진정 인간이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쫓는 것이 옳은 것일까? 결국 어느 곳에도 머무르지 못하고 질문만 되뇌는 자신을 발견할 뿐이다.

 
 

작가-홍원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