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스타작가 만들것”

2007년 12월 21일 00시 00분 입력


광주작가 세계에 파는 나인갤러리
올해 뉴욕 등 해외 아트페어 4회 참가
“자꾸 보이는 작품 전문가는 알아본다”




“광주에서도 국제적으로 통하는 스타 미술가가 나와야 합니다. 국제아트페어는 그 길로 가는 가장 좋은 길이고, 그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나인갤러리는 광주 예술의 거리를 지켜온 지 14년이 되어가는 화랑이다.
양승찬 나인갤러리 관장이 처음 광주 미술판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걱정과 기대가 교차했다.
그의 선친은 광주 현대 추상미술의 중심에 있었던 양수아 선생. 장남인 양승찬은 불운한 작가 생활을 하던 아버지를 보며 광주 미술의 흐름을 읽었다. 그런 그가 갤러리를 시작했기 때문에 우려와 기대가 뒤섞일 수밖에.

단 둘이 앉아 인터뷰를 하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열정과 비전이 가득하다.

2007년 나인갤러리는 광주 전시보다 서울과 해외로 눈을 돌렸다. 3월 뉴욕아트페어, 9월 베이징, 10월 상하이, 11월 도쿄컨템포퍼리 아트페어 등 부지런히 외국으로 나갔다.
그 사이사이에 서울 현대백화점 한 쪽을 빌려 광주 작가들을 선보이는가 하면 5월 한국아트페어(KIAF), 10월 한국 화랑미술제, 12월 대구아트페어 등에도 참가했다.

“광주 작가들을 자꾸 외국, 서울에 선보여야 합니다. 함께 다녀 온 작가들에 대한 현지 반응이 대단했어요.”
자꾸 보여야 수집가와 갤러리스트들이 알아본다는 설명이다.

그는 왜 이토록 아트페어에 집착하는 것일까.

“3월에 뉴욕 아트페어에 작가들과 함께 공식적으로 처음 가봤습니다. 반응이 매우 좋았지요. 특히 이이남씨(비디오 설치작업)의 작품은 선풍적 인기였고요. 자신감이 생겼지요. 그로 인해 국내외 갤러리들이 나인갤러리를 인정해준 것이고, 또 뜨겁게 달아오른 국내 미술시장 분위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지요.”

광주의 미술 시장이 10년 넘도록 얼어붙어 있는 반면 서울에서는 경매와 아트페어를 통해 달아올랐다. 호당 1,000만원이 넘는 작가가 탄생했다.
대구와 부산은 중앙과 외국으로의 진출이 많은 반면 광주지역 미술계는 잠잠했다. 사실 뉴욕으로 갈 때만 해도 무작정 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올해 씨를 뿌리기 시작했다면 그 결실은 3~4년 후부터 볼 수 있을 겁니다 . 아무리 좋은 작가라도 한 번 보고 작품 사거나, 추천하지 않아요.”

비엔날레의 시대가 끝나고 아트페어와 옥션 시대가 열렸다는 게 양 관장의 판단이다. 게다가 올림픽을 앞둔 중국 미술로 세계 미술계의 눈길과 발길이 몰리고 있다. 우리에게도 기회라는 것.
나인갤러리와 함께 서울과 외국을 다녀온 광주 전남 작가가 30명에 이른다.
나인이 자랑하는 이이남씨는 내년 4월 뉴욕 개인전을 갖게 하고, 소더비 등에도 내놓을 예정이다.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온 여류작가 최향씨는 5월 서울 진화랑에서 초대전을 연다.

이달 초 대구아트페어에서는 초현실주의적 현대작가 박수만씨가 주목을 받았다. 한걸음씩 세계화 국제화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양승찬 관장은 “광주에서도 아트페어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장하고 있는 국내미술시장의 가능성을 대구나 부산·제주 등에 뺏길까 봐 노심초사다.
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이 본격화되는 2008년 광주 미술 시장의 부흥, 스타 작가 양성이란 나인갤러리의 꿈과 목표가 눈 앞에 보일 듯하다.



곽규호 기자